작성일 : 13-08-08 23:44
치과 대형화 바람직한가
 글쓴이 : dentalnews (123.♡.111.164)
조회 : 2,309  
치과 대형화 바람직한가 

치과 대형화 무엇을 위한 선택인가?
원장들에게 들어본 대형치과의 ‘겉’과 ‘속’

치과의 규모가 많이 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6~7년간 치과병원의 수는 꾸준히 늘어 이제 100개를 넘어서고 있다. 의원급에서도 치과병원에 버금가는 큰 규모들이 많이 보인다.

과연 어떤 장점 때문에 치과의 몸집을 키우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전국 주요도시의 치과병원 및 대규모 치과의원들에 전화인터뷰를 시도했다. 그 중 8개의 병·의원으로부터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질문 내용은 ‘큰 규모가 주는 장점’에서부터 대략 ‘규모 대비 수익성’, ‘규모에 따른 비용문제’, ‘큰 규모로부터 기대했던 것’, ‘경기에 따른 영향’ 등이었다.


‘진료의 질’과 ‘신뢰’가 장점

큰 규모의 장점으로 가장 많이 꼽힌 부분은 분야별로 분화된 진료과목과 협진시스템이었다. 나름대로 자기분야의 전문성을 실현할 수 있고 다른 분야에 대해 임상적 향상을 꾀할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대구의 한 치과병원장은 “효율적 업무분담을 통해 진료다운 진료를 하고 싶어 들어온 의사들은 다른 분야에서 자신보다 나은 임상실력을 갖춘 의사들에게 배우기도 하며 자신의 임상실력의 향상을 꾀하고 그 실력을 바탕으로 다시 개원하려는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강북의 한 치과병원장은 “주치의 제도를 기본으로 하지만 특수한 분야는 그쪽을 맡고 있는 의사에게 돌림으로써 환자는 각 분야에 가장 정통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게 되는 셈”이라며 이로 인해 진료에 대한 환자의 신뢰가 높아진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이처럼 답변에 응한 원장들은 대부분 ‘진료의 질’과 환자의 ‘신뢰’를 경쟁력으로 꼽았다. 환자는 이를 전제로 비교적 높은 수가의 진료비를 기꺼이 지불한다는 것. 치과병원의 경우 구조 자체가 ‘진료의 질’을 높이는 데 유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퀄리티를 갖추지 못할 때 ‘큰 덩치’는 쉽게 무너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편 광주의 한 치과병원장은 “‘병원이 크면 뭔가 잘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대중적 심리가 유리한 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익률만 봐서는 안돼

수익면에서는 소위 ‘잘 되는’ 소규모 개인치과보다 낫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경기도의 한 치과병원장은 “초기투자비용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큰 치과 병·의원에서는 소규모 개인치과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비용이 있을 뿐 아니라 인건비에서 특히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또 환자당 진료비는 더 높지만 고품격 진료를 위해 환자수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덩치만큼 큰 수익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

경기에 따른 영향 여부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강북의 한 치과병원장은 “소규모와 단순비교는 힘들지만 단기적으로 병원급이 의원급보다 당장은 경기를 덜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서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더 크게 타격을 입는 것은 고정비용이 큰 대규모 병원급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기본적으로 구축해놓은 명성과 인지도 때문에 금새 큰 영향을 타지는 않을 것이지만 장기화될 경우, 큰 몸집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점점 부담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원이나 규모를 줄이는 것은 단기간에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인천의 한 대규모 치과의원 원장은 “규모가 큰 만큼 분위기가 한번 가라앉으면 다시 일으키는데도 많은 비용이 초래된다”며 경기여파의 다른 일면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삶의 질’과 ‘진료철학’

답변에 응한 원장들은 대부분 “수익성에만 초점을 맞춰 대형화를 고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개인적으로 ‘시간의 여유’와 ‘삶의 질’에 또한 많은 비중을 두었다. 규모가 커지고 병원내 협진체계가 이루어지면서 얻은 것은 여유라는 것. 혼자서 모든 환자를 보는 부담을 덜고 삶을 돌아볼 여유를 갖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삶의 질과 연계된 문제로 ‘진료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함께 거론됐다. 한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고품격 진료, 특화된 진료를 하고 싶었다는 것이 다수의 생각이었다.

하고자 하는 진료의 목표에 따라 지향하는 바가 달라지듯 병원의 규모를 키우는데도 분명한 의도와 소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들을 통해 얻은 결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