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8-08 23:37
아름다운 섬나라 몰디브에서
 글쓴이 : dentalnews (123.♡.111.164)
조회 : 2,572  
아름다운 섬나라 몰디브에서 

아름다운 섬나라 몰디브에서 개최된 제2차 아시아태평양 두개안면골신장술학회 (2nd Asia Pacific congress on craniofacial distraction osteogenesis)를 다녀와서.

서울치대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김명진,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전임의 팽준영

(서울치대 구강악안면외과 김명진 교수)

골신장술(Distraction Osteogenesis)이란 말은 뼈를 서서히 늘려나가는 술식으로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익숙치 않을 수도 있으나 1992년 McCarthy에 의해 두개악안면부 기형치료에서 임상적으로 적용한 증례들이 소개된 이후 현재 많은 발전이 이루어져 오고 있다. 최근에는 두개악안면부의 기형치료 이외에도 악골의 재건, 임플란트 시술을 위한 치조골의 재건술에 골이식술을 하지 않고 시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치과분야에 있어서도 새로운 시술영역으로 자리 맺음을 하며 임상의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두개악안면부 영역의 골신장술은 세계적으로 구강악안면외과와 성형외과에서 많이 시술 되어지고있으며, 교정의와의 협진이 필수적으로 필요하여 그로 인해 각각의 학회에서 독립적으로 다루기에는 제한적인 부분이 있어 골신장술에 대한 국제적인 학회는 이들 임상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형태로 별도로 열리고 있다.
이번에 우리가 다녀온 제 2차 아시아태평양 두개안면 골신장술학회는 아시아두개악안면외과학회의 주최로 2004년 3월 5일부터 10일까지 몰디브에서 열렸다. 제 1차 학회는 말레이지아에서 열렸으며, 3년마다 열릴 예정으로 있다.  몰디브하면, 아름다운 섬으로 이루어진 신혼여행지와 휴양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곳에 유명한 병원이나 대학이 있을 리는 만무하고, 실제로도 그렇다. 학회에 가기 전에 놀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많이 받았었으며, 내심 그렇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으나, 다녀온 지금은 자신있게 어느학회 보다도 많은 지식을 열심히 배우고 토의한 알찬 학회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몰디브에서 학회가 열리는 것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분들을 위해 몰디브를 소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왜냐하면 휴양지에서의 학회도 충분히 학문적 성취도에서 훌륭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회가 열리는 장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학회에서 사용된 Nametag: 몰디브의 자연모습을 배경으로하고 로고를 특색있게 사용한 것이 눈에띈다)

 
(2004년 3월 5일-10일 Maldives에서 개최된 제 2차 아시아태평양 골신장술학회 로고 및 학회가 개최된 Bandos island의 해변풍경)

몰디브는 약 1200개의 작은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도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산호섬들로 이루어져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약 200개의 섬에만 사람이 거주하고 있으며, 수도인 말레에 인접한 작은 섬에 국제 공항이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직항노선은 없어 일본의 나리타공항이나, 싱가폴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 탄 후 가야 하는 곳으로 약 14시간에서 16시간 정도 지루하게 걸리게 된다. 하긴 신혼여행을 가는 신혼부부들이라면 지루하지 않겠지만 공부하러 가는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지루하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우리는 학회 하루 전인 3월 4일 아침에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였다. 먼 곳에서 하는 학회라 한국에서 참가하는 사람도 적어 서울대학에서는 우리 외에는 교정과 백승학 교수, 성형외과 김석화 교수가 동반하였고, 연세의대 성형외과 박병윤, 김용옥교수, 이스트만 치과 권순만 선생과 구강악안면외과 개원의인 변성규 선생 그리고 나 해서 8명의 의사만이 동반 출발을 하였다. 나중에 몰디브에서 조선치대 김수관 교수와 수련의 선생 3분을 만났으니, 총 12명의 한국의사들이 참가하게 된 것이다. 말레까지 스리랑카 항공을 타고 간 우리는 자정에 말레공항에 도착하였다. 나리타공항에서 스리랑카 항공기의 엔진점검으로 4시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미리 공항에 학회행사 안내원들이 나와 있어 쉽게 제트보트를 타고 약 30분 걸리는 곳에 위치한 휴양지인 학회가 열리는 반도스라는 섬으로 향하였다. 학회는 모두 6일에 걸쳐 계획이 되어 있었으며 학회 일정은 주로 아침 일찍 7시경에 시작하여 오후 1시 30분경 마쳐 오후는 자유시간이고 저녁에 여러 행사들이 짜여저 있었다.


(Korean delegates; 좌로부터 백승학교수, 김명진교수, 박병윤교수, 김석화교수,권순만원장)

처음 2일은 precongress workshop이 열렸는데 수도인 말레섬에 있는 인디라간디기념종합병원에서 열려 그곳으로 제트보트를 타고 약 30분 가야 하였는데 아름다운 섬들 사이로 질주하는 여행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5일 시작된 precongress workshop에는 intraoral distractor를 개발한 프랑스의 Diner교수가 먼저 발표를 하였다. Diner교수는 같이 일하고 있는 Tomat 이라는 교정과 여의사와 같이 강의를 하였고, 다음날 강의를 한 베네수엘라의 Dr. Guerrero 또한 교정과 여의사와 함께 참가하여, 골신장술에서의 외과의사와 교정과(여)의사의 협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직접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Diner교수는 하악골 골신장술의 적응증을 분류하고 그에 따른 자신의 protocol에 대해 설명하였다. 프랑스 발음이 너무 많이 섞여 있어 듣기에 거북스럽기는 하였지만, 오랜 임상경험에서 나오는 발표여서 무게가 있는 내용이었다. 구강내 장치를 6세 이전에 사용하지 말 것을 권유하며, 많은 실패와 부작용을 경험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Workshop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모터보트를 타고 반도스 섬으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식사 후 그야말로 남국의 해변가에서 여유를 즐기게 되었다. 섬 둘레가 1.5km밖에 안 되는 산호섬 주위의 바다는 투명한 옥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 밖에서 보아도 안에 있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열대어들을 그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물이 맑고 그야말로 커다란 수족관 같은 곳이다. 작은 섬에 방갈로처럼 되어있는 방이 200여 개 밖에 되지 않아 해안가에서 사람들이 드문 드문 있어 조용하게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몰디브의 섬과 섬을 이어주는 주요 교통수단인 Zet-boat)

이틀째에는 Dr. Guerrero의 mandibular widening distraction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Coworker인 교정과 의사는 미모의 Dr. Gonzales로,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의 부인이라고 한다. 베네수엘라에서 이렇게 세계적인 대가가 나왔다는 것에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자신감 있는 말투와 정리된 답변은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Dr. Guerrero는 거의 모든 수술을 구강내로 시술하는 방법을 개발하려는 노력 덕분에 지금의 대가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한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할 것 같은 남미에서 많은 임상경험을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Mandibular widening은 다른 악안면 골신장술에 비해 적응증도 적고 상악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어 그 동안 주목을 덜 받아온 부분이다. Diner 교수와 비교하였을 때, mandibular widening은 아직 장치에 대해 개발의 여지가 많아 보였다. 장치의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으며, tooth-borne이냐 bone-borne이냐는 여전히 확실히 말할 수는 없어 보였다. Dr. Guerrero의 transport distraction은 잔존한 하악골에서 조그만 골편을 이용하여 하악을 만드는 것으로, 만들어진 하악이 정말 모양과 기능을 완벽히 재건할 수 있으며, 지금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하악골 재건술에 비해 얼마나 나은 점이 있느냐는 것 보다는 거기에 참석한 사람들이 한마디로 그의 용감성과 수술을 구강내로 접근하여 장치를 부착, 골신장하여 하악이 만들어 진다는 것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오후에는 호텔 여행안내원의 추천에 따라 “Manta snorkeling”을 하였다. 배를 타고 가야 된다고 하길래, 반도스 섬 해변 근처에서 바다 속 경치가 좋은 곳으로 가서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기대를 한 채 배에 올랐다. 우리들의 생각과는 달리 약 40분을 먼 바다가운데로 배를 타고 한참 가다가, 갑자기 바다 한가운데서 멈추더니, 무언가를 찾기 시작하였다. “만타”라는 것이 큰 가오리를 의미하는 것을 이때 처음 알았으며, 바다 한가운데서 snorkel과 물갈퀴만 착용한 채로 수족관이나 영화에서 보던 거대한 크기의 가오리들을 천천히 따라다니며 수영을 하는 것은 같이 간 우리들 일행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신비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3일째부터 드디어 본 학회가 시작하였다. 학회는 반도스 섬 가운데 있는 convention hall이다. 약 200명 가량 수용이 가능한 곳으로 시설은 비교적 잘 되어 있었다. 물론 에어컨도 잘 작동이 되었고 독일 베르린의 Hoffmeister 교수의 limited attendance clinic으로 시작하였다. 여기서 이번 학회의 주된 주제중의 하나인 “Floating bone concept”에 대한 언급이 나오게 된다. 이 개념은 Dr. Guerrero의 one screw technique과 함께 그 동안의 distraction의 부작용이나 단점을 보안하기 위해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개념이다. 즉 지금까지 distraction의 healing은 골절 후 치유 원칙과 같이 distraction의 절단 부위의 견고한 고정이 중요하게 생각 되어져 왔다. 이것은 골신장 장치의 장착전에 정확하게 신장부위를 측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교합을 정확하게 맞출 수 없고, 심한 경우 양측성 하악골 신장술 후 개교합의 발생을 가져 오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consolidation기간 동안의 골 생성부의 유도를 통해 신장된 골을 molding할 수 있다는 것이 경험에 의한 개념의 변화이다. 이 개념은 학회 기간 중 여러 발표자 들에 의해 임상적으로 적용이 되고 있다. 다른 학회와는 달리 한 강당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러 군데 자기가 원하는 주제를 찾아 다닐 필요도 없어 산만하지 않아서 좋고 모든 사람이 강연에 다 집중을 하게 되니 후에 토론할 것도 많이 있었다.

둘째 날에는 본인(김명진 교수)의 “Computer assisted 3-D simulation and prediction surgery with V-works in craniofacial surgery”라는 주제로 50분 강의가 있었다. 악골의 distraction, 특히 하악골에서는 골신장술 후의 하악의 변화가 3차원적이기 때문에 distractor를 장착하기 전에 3차원 적인 검사와 수술계획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술 전에 3차원 컴퓨터 단층촬영 영상을 통한 컴퓨터 프로그램상의 재구성 및 컴퓨터 상에서의 모의 수술로 수술 후 변화를 예측을 하는 일련의 치료계획 수립과정에 대한 설명 및 환자 증례를 보여 주었는데, 강의 후 많은 사람들이 인상 깊어 하면서, 프로그램의 사용과 구입에 대해서 문의를 하였다.

( 김명진 교수의 초청강연 모습)

실제로 distraction에 필요한 기구들이 환자에게 아직은 고가의 장비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보급이 다 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치과 임플랜트의 식립을 아직 상상도 할 수 없는 나라가 존재하는 것처럼 골신장술의 보급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학회에 발표한 포스터 앞에서 기념촬영: 좌로부터 김명진교수, 팽준영전임의, 백승학교수)

본학회가 시작되도록 초록집을 나누어 주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을 하였는데, 둘째날이 되어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두째 날 오전에 몰디브의 대통령이 참석하는 “Inauguration ceremony” 가 있었고, 이 예식은 몰디브 전역에 중계방송이 되었다. 여기서 대통령에게 초록집을 헌정하고 또 참가자들에게 전해주는 의식이 이어졌다. 국가의 대통령이 학회행사에 공식적으로 직접 참석한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의아하게 생각되었지만 동서양을 비롯하여 전세계에서 약 30여 개국의 사람들이 참가를 한 학회의 규모로 미루어 보아 다소 이해가 가고 행사준비를 위하여 무척 노력을 많이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회행사 중 “Inauguration ceremony”에서 몰디브 대통령이 축사를 하는 모습)


본인은 행사에서 Diner 교수와 Dr. Guerrero 등과 함께 “International Awards of  Excellence”상을 몰디브 대통령으로부터 수상받았고, 같이 참석한 조선치대 김수관 교수는 포스터 상을 수상하였다. 오후에 틈나는 시간에는 우리끼리 모여서 그날 찍은 슬라이드 사진에 대해 분석하고 의견 교환의 시간을 매일 가졌다. 한번 듣고 흘려버리기 쉬운 내용이나 혼자서는 놓쳤던 내용을 이야기 함으로써 복습을 하며 외과와 교정과의 시각을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서울치대 구강악안면외과 김명진교수가 “International Awards of Excellence”상을 몰디브 대통령으로부터 수여 받는 모습)


(좌로부터 프랑스 Diner 교수, 홍콩의 Dr. Cheung, 호주 멜버른의 Prof. Heggie, 베네주엘라 Dr. Guerrero, 서울치대 김명진교수 등과 함께 “International Awards of Excellence”상을 몰디브 대통령으로부터 수상받고난 후 함께 기념사진)

오후 늦게 자유시간을 쪼개어 우리 일행들은 바다낙시를 즐겼다. 약 30분 못넘어 작게는 25Cm 크게는 50Cm 크기의 바닷고기(도미종류)를 8마리 잡았는데 일행 중 배멀미를 하여 일찍 섬으로 돌아와 잡은 고기들은 모두 레스토랑에 맡겨 요리를 하게하여 저녁식탁을 모처럼 풍성하게 하였다. 

학회 마지막 날에는 주로 alveolar distraction에 관한 것이었다. Alveolar bone의 높이와 너비가 모자랄 경우 여러가지 골이식술이 사용되고 있지만 많은 양이 필요할 경우 결과를 확실히 보장할 수 있지는 않다. 일플란트와 관련하여 alveolar distraction이 주목을 받고는 있으나, 고가인 장치과 수술이라는 부담 때문에 환자나 술자로서 쉽게 선택하여 사용되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 술식의 복잡함과 번거로움에 비해서 골의 생성에 대해서는 예측가능한 안정된 결과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작년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 학회에 초청연자로 왔던 일본의 Takahashi교수와 Dr. Mitsugi 선생의 강의가 진행이 되었고, 일본 사람들 답게 잘 준비가 되어있는 강의였다. Alveolar bone widening 장치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시판 되지 않은 것으로 Mistugi 선생의 아이디어에 Takahashi교수가 개발한 것이다. 학회에서 부스를 만들어서 많은 호응이 있었다. 오후에는 Martin사에서 후원하는 hand-on course가 있었는데 Takahashi교수와 Mistugi 선생이 지도하는 것으로 실제 임상적인 technique에 관한 의견들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해서 다른 학회에 비해서 길다고 할 수 있는 6일간의 학회를 마쳤다. 아침 일찍 시작하는 학회에서의 집중적인 공부와 오후의 휴식은 참석자들에게 만족스러운 기분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고, 이런 전문 분야의 학회도 성공적으로 잘 개최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Distraction이 아직은 악교정수술처럼 술식이 확립된 치료가 아니며, 개발될 여지가 많고,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 교환과 발표가 있어야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외과의사와 교정과 의사의 협진이 필수적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만이 연구를 하거나 해서는 안되고 같이, 특히 이런 학회를 통해서 같은 내용에 대해 토론하고 시각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또한 이번 학회를 통해 한번 더 확인한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세계 여러 곳에서 온 이 분야의 대가들과 맞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 또한 큰 성과일 것이다. 학회의 이름이 craniofacial distraction인 것에 비해 cranial distraction에 관한 내용은 비교적 적었다는 것이 한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학회를 마치고 오는 비행기에서의 공통적인 의견은 다음에도 이런 학회는 꼭 참석하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학회 장소도 몰디브처럼 아름다운 곳이라면 더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