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21 23:08
[베스트닥터의 건강학 20]소아치과 치주과 구강내과
 글쓴이 : dentalnews (58.♡.88.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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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닥터의 건강학 20]소아치과 치주과 구강내과 

[어떻게 뽑았나]

서울대 치대 한세현 정종평교수, 경희대 치대 홍정표교수가 각각 소아치과, 치주과, 구강내과 부문 베스트닥터로 선정됐다.


 구강질환은 그 원인과 치료부위, 치료법에 따라 소아치과 구강내과 구강외과 치주 교정 보존 보철 등 7개 분야로 나뉜다. 동아일보 헬스&사이언스팀은 전국 15개 대학병원에서 구강질환을 담당하는 전문의 62명에게 분야별로 설문조사를 받았다.


 그 결과 분야별 베스트 닥터로 모두 7명이 선정됐다. 우선 소아치과 치주 구강내과 등 3개 분야의 베스트닥터를 소개한 뒤 다음주 수요일(14일)자 건강 의학면에 구강외과 교정 보존 보철 등 나머지 4개 분야의 베스트닥터를 소개한다.


<표>구강질환 베스트닥터(1)


[서울대 치대 한세현 교수]``몸건강=치아건강`` 강조


서울대 치대 소아치과 한세현교수(54)는 아들과 딸의 예쁘고 건강한 치아를 위해 세가지를 실천했다. △골고루 잘 먹기 △자기 전에 반드시 이닦기 △정기적인 충치검사가 바로 그것이다.


 “하루3번 3분씩 이를 닦으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정말 힘든 일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만 이를 닦아도 충치 등 치과질환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교수는 자신의 치아건강은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하루 담배를 한갑씩 피우고 일주일에 2, 3일은 술을 많이 마시는 탓에 양치질을 못하고 그대로 잔다. 특별한 건강법도 없다. 조정 등 젊었을 때 열심히 운동한 것이 전부다. 그가 평소 환자에게 강조하는 ‘몸건강〓치아건강’이라는 말과도 안맞는다.


“의사를 그대로 따라 하지 말고 의사의 말을 따라 해야 합니다.”


 소아치과 환자의 대부분은 신생아부터 초등학생까지. 말귀를 잘 못알아듣고 치과 치료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다루는 비법은 없다. 우선 참아야 한다. 진료기록부에 이름과 나이가 있지만 모른 척하고 이름을 묻고 불러주는 것이 의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사랑하지 않고는 힘든 일이다. 치료가 끝난 뒤 맛있는 음식을 즐겁게 먹는 어린 환자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레 보람을 느낀다.


“말을 안들어 치료가 어렵다고 전신마취나 약을 쓰면 절대 안된다. 치과의사나 엄마가 편하려고 아이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하면 안된다.” 한교수가 제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 치료가 힘든 환자를 만났을 때 쉽게 치료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라는 얘기다.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 행동의 특징과 대처법에 권위자인 그에게 두 가지 바람이 있다.


 우선 여성이 임신하면서부터 치과의사에게 치아건강 교육을 받고 신생아가 세살이 될 때까지 의무적으로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엄마 뱃속에서 젖니가 만들어지고 태어난 뒤 간니가 만들어질 때까지 영양섭취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치아건강에 소홀한 언청이 뇌성마비 등 장애인의 치과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치과병원을 세우는 것이다.<이호갑기자>gdt@donga.com


[서울대 치대 정종평 교수]``잇몸건강 위해 담배 안피워``


서울대 치대 치주과 정종평교수(54)는 혼자 고민하는 법이 없다. 골치아픈 일이 생기면 친구나 선배를 만나 그때그때 푼다. 연구를 하다가 벽에 부닥쳐도 후배교수와 함께 ‘돌파구’를 찾는다. 인생은 혼자 푸는 어려운 ‘숙제’가 아니고 함께 푸는 즐거운 ‘수수께끼’란 게 그의 철학. 그러다보니 술자리가 잦다. 평균 일주일에 2, 3일.


 덕분에 그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건강을 염려해 가리는 음식은 없다. 보약이나 비타민을 먹지도 않는다. 오전 6시에 일어나 병원앞 목욕탕에서 간단히 사우나한 뒤 출근하고 가끔 주말에 골프를 즐기는 것이 그의 유일한 건강법. 잇몸건강을 위해 담배를 피지 않는다.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조직이 치주. 크게 잇몸(치은)과 잇몸뼈(치조골)로 나뉜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치은염, 잇몸뼈가 상하면 치주염. 특히 치주염은 35세 이상 성인의 80%가 앓고 있는 국민병. 구강내 세균이 침 음식찌꺼기 등의 퇴적물과 엉겨붙으며 생긴 치태(齒苔·일명 플라크)가 원인. 임플란트(인공치아 이식)도 치주과의 영역. 인공치아의 뿌리를 치주과에서 박으면 보철과에서 인공치아를 심는다는 것.


“정상인은 6개월∼1년, 간질환 당뇨병 등 전신질환 환자는 보름에 한번씩 치태를 제거하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정교수는 다른 치과 치료와 달리 치주질환은 질병의 원인을 정확히 알고 치료해야 효과가 있는 만큼 치주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산하 대한치주과학회(02―497―1664)로 연락하면 전문의를 소개해준다.


 그는 “의료보험 적용을 받아 저렴한 비용으로 잇몸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도 ‘때’를 놓쳐 치아를 잃어버리는 환자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치주치료를 먼저 받고 보철치료를 받는 것이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고 귀띔했다.


 정교수는 제자를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만큼 자신에게도 엄격하다. 1992년 잇몸염증을 2, 3일만에 치료하는 염증치료제 미노클린 캡슐을 개발한 것으로 시작으로 ‘그 결과물’을 쏟아냈다. 1995년 생약성분의 잇몸조직 재생용 물질을 개발, 외국으로 수출중이며 1997년에는 후박과 은행잎 추출물을 이용해 잇몸질환을 억제하는 약용 치약을 개발했다. 이듬해에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성능의 인공치아 개발에 성공했다.<이호갑기자>


gdt@donga.com


[경희대 치대 홍정표교수]``질기고 단단한 음식 사절``


경희대 치대 구강내과 홍정표교수(44)에게선 산과 같은 기운이 느껴진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단단한 몸도 그렇지만 행동이나 마음 씀씀이가 거대한 산처럼 여유롭다. 그러나 그는 고2때부터 시작한 등산을 끊었다. 1996년 에베레스트산 브로드피크봉(해발 8047m)을 정복하면서 후배 3명을 잃은 다음부터다.


 그 뒤로 그는 사진을 배워 지난해 5월에는 한국현대사진가회에서 주최한 사진전에서 대상을 탈 정도로 실력을 키웠다. 홍교수는 한시도 쉬지 않는다. 덕분에 4월에는 과로로 쓰러져 한달 동안 병원신세를 졌다. 이때 담배를 끊었다. 일단 시작한 일은 포기하지 않지만 억지로 안되는 일은 빨리 체념해 스트레스를 피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특히 악안면통증 등 치과질환의 대부분은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치주염 등 세균에 의해 생기는 치과질환도 스트레스가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상태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악안면통증 구취 코골이 구강암진단 등이 주요 영역인 구강내과에 스트레스란 개념을 도입한 것은 황교수의 업적.


 그는 1998년 스트레스로 인해 침샘이 파괴된다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치의학이 단순히 치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치아를 가지고 있는 인체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봤기 때문에 얻은 성과다.


 최근엔 과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한방의 침술을 이용해 턱관절의 이상을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홍교수는 자신의 치아건강에는 낙제점이다. 5개 치과학회의 임원, 치대동문회 부회장, 학생과장 등 여러 가지 일을 맡다 보니 술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저는 잘 못하지만 올바른 양치법으로 규칙적으로 이를 닦고 너무 질기거나 단단한 음식을 피하는 게 치아건강에 좋습니다.”


 그는 돈을 좀 아끼려고 ‘돌팔이 의사’에게 치료받다가 이가 다 망가져 찾아온 환자를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나중에 돈이 더 들어갈 뿐만 아니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구강환경이 나빠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발행일: 200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