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17 14:45
2014년 4월 치과의사협회 회장 선거전 어떻게 흐르는가
 글쓴이 : dentalnews (112.♡.217.36)
조회 : 2,021  
2014년 4월 치과의사협회 회장 선거전
(1) 뛰는 분, 나는 분, 뭘 좀 아는 분...
일찌감치 치협 선거판을 선점한 사람들
정태식 기자2013.07.15 12: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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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관련해선 두 종류의 치과의사가 있다. ‘관심을 가지기엔 너무 이르다’는 쪽과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느끼는 쪽. 이 두 그룹의 시각차는 사실 선거를 위해 해야 할 일을 가졌는지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난다. 그저 지켜보는 입장이라면 아쉬울 게 없는 시간이지만, 뭔가를 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남은 날짜란 숫자에 불과하다.

때문에 양 쪽의 온도차는 생각보다 크다. 때가 때인 만큼 선거 얘기 자체를 경원시하는 분위기가 있는 반면, 그런 이유로 더욱 정치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쪽도 분명 있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 정치 얘기는 물 밑에서 은밀히 오간다. ‘누가 누굴 만났다더라’ 거나, 좀 더 구체적으로 ‘A와 B가 나눈 얘기’ 같은 것들은 그런 관음의 재미까지를 더해 빠르게 번져 나가기도 한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공개적으로 얘기를 터는 게 낫지 않을까? 자~ 치협 선거가 내년 4월 25일이라고 가정하면 7월 15일인 오늘부터 대략 280일이 남았다.

예비후보들이 이 기간 동안 해야 할 일이란 대동소이하다. 첫째, 주위에 자신감을 심는다. 둘째, 자신감을 기반으로 상대를 위축시키고 우군을 규합한다. 셋째, 계속해서 정치적 선명도와 지명도를 높여간다. 넷째, 후보보다 나은 러닝메이트를 모신다. 다섯째, 선거조직을 가동해 정책의 큰 틀을 짠다. 여섯째, 선거인단을 염두 한 민생 투어를 시작한다. 일곱째, 각종 선거자료를 완성한다. 여덟째, 규정에 따라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아홉째, 당선에 대비해 수락연설문을 준비한다. 

이렇게만 꼽아도 예비후보에게 280일은 길지가 않다. 자신을 알리고, 세를 키우고, 러닝메이트를 선정하는 작업까지만도 재야에서는 숨이 가쁘다. 더구나 아직 규정조차 미정인 상태인데다 선거구도도 안개속이다. 드러난 자로선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참다못해 김철수 예비후보가 먼저 치고 나갔다.


# 뛰는 분   

‘김철수 예비후보’란 칭호를 얻게 된 연유는 다들 아실 것이다. 이미 지난 1월에 그는 ‘다음 선거에 출마할 후보’로 점지 됐었다. 이후 지금까지 줄곧 김 예비후보는 주위의 시선에 신경을 쓰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시간을 보냈다. 왜냐하면 후보를 공인받자마자 그는 곧바로 반 서울대 기류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그 분위기를 극복하는 데만 꼬박 4개월이 걸렸다. 그리고 선거규정 제정 작업과 더불어 이제 비로소 김철수 예비후보는 예비후보로서의 역할을 찾기 시작했다. 

그 첫 작품이 바로 ‘치과미래정책포럼’이다. 치과계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자연스레 규합하고, 그런 성과를 선거를 통해 치과계에 되돌리겠다는 재야 후보다운 발상이다. 22일에 보험을 주제로 한 첫 포럼이 있다. 참여 인사들의 면면을 두고 뒷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도 자체에 점수를 주자면 100점 만점에 80점은 된다. 그가 앞서 뛴다.   


# 나는 분

치협 최남섭 부회장과 안창영 前 부회장은 김철수 예비후보를 만든 사람들이다. 이들이 이원균 前 부회장처럼 예비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선거구도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은 만약일 뿐이고, 두 사람은 일단은 스스로 운신할 명분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두 사람은 동병상련처럼 회동을 했고, ‘여건이 되면 어느 쪽이든 유리한 한쪽을 돕는다는 원칙에 합의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또 한 사람, 홍순호 부회장도 있다. 홍 부회장은 ‘연세치대의 대표주자로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다음 선거에 일정 책무를 떠안은 상황’임을 은근히 내비친다. 그래서 가능하면 최 부회장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정하기를 바라고 있다. 집행부 내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면 먼저 최 부회장을 밀쳐내는 것이 순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자력으로 상황을 헤쳐 낼 동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더구나 결정적인 건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여전히 김세영 협회장이라는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최남섭, 안창영, 홍순호 세 사람은 아직은 서로에게 결정적이고 구체적인 뭔가를 약속할 입장들이 되지 못한다. 마치 허공을 걷는 사람들처럼, 세 사람은 그렇게 대체적인 원칙을 나눔으로써 서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 뿐이다.
 

# 뭘 좀 아는 분

김세영 협회장이 재선에 도전할지 않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이 그럴 의지를 갖고 있다는 걸 은영 중 내비친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김 협회장은 선거와 관련해서 절대 분명한 얘기를 하지 않는다. 누군가 면전에서 즉답을 요구해도 늘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현재의 상황이 김 협회장을 가장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최남섭 부회장을 코 한번 풀지 않고 주저 앉혔으니 더 이상의 호재는 없다는 것. 그러므로 느긋이 상황을 즐기다가 결정적일 때 집행부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한순간에 판세를 움켜잡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근래 최대의 이슈가 된 ‘유디 문제’가 그것이다. 이 문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잘못하면 차기 후보 자리를 최남섭 부회장이나 홍순호 부회장에게 넘겨줘야 할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럼에도 그건 어쨌든 뒷일이고, 지금은 여전히 선거에 관한 한 헤게모니는 그의 손안에 있다. ‘선거 10단’답게 그는 현재의 상황을 느긋이 관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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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9월, 찬바람과 함께 그들도 바빠졌다
내년 '대선게임' 판도 미리 살피기 ①
정태식 기자2013.09.04 11:56:49

얼마 전 tvN의 예능 프로인 ‘더 지니어스’ 대선게임 편이 화제가 됐었다. 케이블방송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는 젊고 트렌디한 시청자 그룹의 호응에 힘입어 1~2%대의 시청률을 기록할 만치 인기를 모았다.

게임이 제시한 규칙은 간단하다. ▻12명의 출연자는 누구나 대선 후보가 될 수도, 유권자로 남을 수도 있다. ▻당선자는 2장의 생존권을 받아 자신과 지지자 한명을 보호할 수 있지만, 낙선자는 다른 유권자 한명을 선택해 데스매치를 치러야 하고, 여기에서 지면 곧바로 탈락이다. ▻당선자를 지지한 유권자들은 선거운동과정에서 받은 당선자의 칩(선거자금)을 가넷(게임머니: 개당 1백만원의 가치)으로 교환해 이익을 얻는다.

12명 중 7명이 뭉치면 무조건 이기는 간단한 공식임에도 실제 이 게임은 무척 복잡하게 진행됐다. 출연자들이 각자 생존을 위한 고도의 심리전을 펼쳤기 때문인데, 투표 후에 드러나는 극적 반전이 결국 이 프로를 보는 묘미가 된다.
 

# 게임 같은 선거, 선거 같은 게임

따지고 보면, 치협 선거전도 이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12명의 출연자를 11개의 치과대학으로 치환하기만 해도 상황은 거의 유사해진다. 후보로 나설 것인지, 후보를 돕는 유권자로 남을 것인지 부터 고민해야 하는 구도도 비슷하다.

복수의 후보를 내고 싶어 하지 않는 동창회의 속성상, 선점 효과를 확보해 두려는 예비후보들의 암투까지 게임 초기와 닮아 있다. 실제 게임에선 12명의 출연자 중 무려 10명이 출마를 결심하지만, 결국 2명의 후보만이 끝까지 완주했다.

승자가 누릴 권리와 패자가 겪어야 할 아픔도 게임은 실제와 유사하다. 승자는 조각을 통해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을 규합하지만, 패자의 경우 후회와 원망으로 스스로를 다친다.

‘대선게임’의 이런 사실성이 결국 시청자의 몰입과 긴장을 담보한다. 동시에 내년 4월의 선거를 앞둔 치과계에 시사하는 바 또한 적지 않다. 왜냐하면, 치과계 역시 이제 막 대선게임을 앞둔 출연진들의 움직임이 하나 둘 바빠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9월을 넘기면 어떻게 짜일까?

9월은 시기적으로 내년 4월의 선거를 관측하는 매우 중요한 바로미터가 된다.

선거구도의 형성이 9월을 넘기느냐 않느냐는 그 자체에 무척 큰 의미를 담는다. 적어도 아무런 내색 없이 9월을 넘긴다는 것은 이미 시간에 상관없이 선거판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그런 배포를 부릴 수 있는 집단은 현재로선 치협 집행부 밖에 없다. 문제는 그 집행부 내부의 구도가 무척 복잡한 상태라는 점이다.

아시다시피 집행부 내에서 현재 김세영 협회장과 최남섭, 홍순호 부회장이 여전히 대치중이다. 양 부회장들은 이런 대치 상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길 원하지만, 협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11월까지 세 사람이 선의의 경쟁을 해서 성과가 좋은 쪽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선거를 유리하게 이끄는 방편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구도에선 최, 홍 두 부회장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드는 이외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결국 시간이 갈수록 두 부회장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겠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홍순호 부회장의 출마의지가 강한지는 알지만, 혼자 힘만으로 연세치대는 물론 지방대까지 규합할 수 있으리라 여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남섭 부회장 역시 집행부를 떠나서는 힘을 잃게 되는 묘한 구조 속에 아직은 갇혀 있다. 두 사람 모두 후보가 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의미이다. 이런 상태에서 시간만 끌자는 건 출마를 포기하라는 말과 다를 것이 없다, 두 사람에겐.


# 상황은 가변, 달라질 수도 있다

반면 김세영 협회장은 비교적 느긋한 상황을 음미하는 중이다. 우선 집행부가 함께 간다는 원칙이 여전히 유효하다. 둘째, 그러므로 언제든지 빼내 쓸 수 있는 서울대와 연세대의 한 축을 울타리 안에 두고 있다. 셋째, 내부 경쟁자인 두 부회장의 도전이 그리 위협적이지가 않다. 넷째, 게임의 주도권을 선거직전까지 활용할 수 있다.

협회장으로선 이제 유디문제 등에서 반전을 노리는 일만 남겨 둔 셈이다. 다행히 상황이 좋아지면 본인이 다시 심판대에 오를 것이고, 여의치 않으면 그때 가서 둘 중 한 사람을 골라도 늦지 않다는 계산일지 모른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호락호락 굴러갈 것 같진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숨을 죽여 온 최남섭 부회장부터 반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괴력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그의 출마의지만은 조만간 그 강도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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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 사람 모두 '지금 밀리면 지는 게임'
첫 선거인단제 선거 '다자구도'로 갈 수도
정태식 기자2013.09.09 10:03:37

게임이 재미있기 위해서는 뻔한 스토리로 가는 걸 피해야 한다. 백설공주가 독이 든 사과를 먹고 긴~ 잠에 빠지지만, 반전을 위해 다음 단계에 왕자의 키스가 준비되어 있는 것처럼.

정치도 마찬가지다. 뻔한 스토리를 피하기 위해 이합집산이니, 합종연횡이니, 음모니, 배신이니 하는 말들이 늘 따라 다닌다. 치과계라고 다를 것은 없다. 이곳 정치에도 이합집산은 물론 음모도 배신도 있다. 그래서 선거를 치룰 때마다 몇몇은 마음에 치유하기 힘든 깊은 자상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어쨌든 집행부 내부의 선거역학은 현재 ‘협회장 대 부회장단’으로 굳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쪽’과 ‘집행부의 조기 레임덕을 우려하는 쪽’의 대립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이 또한 선택받기 위한 필사의 경쟁인 셈이다.

그러므로 전편에서 예고한 최남섭 부회장의 반격은 어떤 의미에선 홍순호 부회장의 반격일 수도 있다. 그 또한 모교 동창회를 등에 업고 열심히 가치를 키워가는 중이므로, 우종윤 부회장까지를 포함한 3인의 선출직 부회장이 힘을 합쳐 협회장을 압박할 경우 집행부 내부의 긴장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왜냐하면 김세영 협회장 역시 이기는 게임을 위해선 이들 3인과의 동맹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 신년하례식에서 내빈들에게 새해인사를 하기 위해 도열한 치협 임원들. 가운데 심현구 부회장 왼쪽으로 최남섭 부회장, 김세영 협회장, 김명수 의장, 홍순호 부회장, 김경욱 부회장, 박영섭 부회장의 얼굴이 보인다. 왼쪽 맨 마지막이 우종윤 부회장.


# 후보는 내가 한다, 느낌 아니까~

최남섭 부회장이 최종 주자로 살아남기 위해선 먼저 서울치대 동창회라는 또 하나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여기에선 당연히 안창영 전 부회장과 김철수 예비후보가 관계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이 부분과 관련해 최 부회장은 일단 동창회를 압박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어차피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길이라면 그 길을 당당히 걸을 명분이나마 얻게 되길 그는 바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새로 시작하기보다 고치는 작업이 더 힘든 법이다. 최남섭 부회장이 단도직입하지 못하고 속을 태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 부회장에 비하면 안창영 전 부회장은 ‘김철수 무력화’에 훨씬 적극적이다. 왜냐하면 그의 입장에선 김철수 예비후보만 넘어서면 우선은 달리 눈치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동창회 요로에 경선요건의 주요 하자를 지적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창회가 안 전 부회장의 지적이나 요구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오히려 궁금한 것은 이후 그가 꺼내 들 카드가 뭘까 인데, 여기에 대해선 아직은 양 당사자 모두 함구중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안창영 전 부회장의 속마음을 읽어내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경선을 포함해 이미 몇 번의 선거를 경험한 그로선 유, 불리를 떠나 사람간의 관계를 전적으로 신뢰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져 있을 것이란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런 믿음의 문제가 결국 내부에서 ‘치과계를 위해 나 보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나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굳어졌을지도 모른다.


# 선발주자의 비애, 내 상대는 누구?

▲ 출마가 확정되거나 거론되고 있는 집행부 밖 인사들. 왼쪽부터 김철수 치과미래정책포럼 대표, 안창영 전 부회장, 이상훈 부천시치과의사회장.

이쯤에서 이들 두 전,현직 부회장과 대치점을 이룬 김철수 예비후보(치과미래정책포럼 대표)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대표는 실제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유일한 예비후보이기도 하다. 그는 요즘 치과의사들이 모이는 자리면 거의 빼놓지 않고 참석하려 하고, 또 참석한다. 지난 토요일 밤에도 그는 홍대 앞 자이리톨밴드의 공연 뒷풀이에 등장해 한참을 어울리다 일어섰다.

지난 7월 막을 올린 릴레이식 정책콘서트는 실효성에 상관없이 그가 주도적으로 사람을 모으고 회무철학을 전파하는 공식창구로 활용 되고 있다. 6년 전 안성모 집행부의 법제이사로 일한 경험이 중앙회 회무이력의 전부인 김 대표가 상대적으로 뒤질 수밖에 없는 지명도를 끌어올리는 데에도 이 정책콘서트는 훌륭한 징검다리가 되어주고 있다.

하지만 먼저 출발했다고 모든 게 좋은 것은 아니다. 주위의 견제가 만만치 않은데다 반 서울대 분위기를 무마하는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내부 단속을 위해 동창회와의 유대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방식도 선거전에 본격 돌입해선 결국 본인에게 부메랑이 될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고, 그는 어쨌든 움직이는 방식을 선택한 듯 보인다. 청 코너에서 먼저 열심히 몸을 풀면서 홍 코너에 올라올 상대 선수를 기다리겠다는 계산이다.

그 상대가 기왕이면 김세영 협회장이었으면 좋겠지만, 다른 사람이어도 상관은 없다. 다만 그로선 솟은 듯 링 위로 뛰어올라 입술을 앙 다문 채 두 주먹을 퍽 퍽 부딪는 홍 코너의 선수가 최남섭 부회장이나 안창영 전 부회장인 상황만은 피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 발 앞의 기회를 차버리진 않겠다

지금으로 봐서는 이번 선거는 양자구도로 굳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치과계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선거’라는 변수가 그런 다자 구도를 부추길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집행부 내부 동맹이 깨지는 경우를 가정해 볼 수 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협회장과 부회장단이 갈라서는 경우와 조정에 실패한 최남섭, 홍순호 부회장이 동시에 출마하는 경우.

이렇게 되면 표의 집중력이 약해져 의외의 다크호스를 선거판으로 불러들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이상훈 전 치개협 대표. 현재 부천시치과의사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늘 젊은 지지세력들에 둘러싸여 있다. 본인이 결정하기에 따라 출마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을 거라는 얘기다. 

다른 의미에서 박영섭 부회장도 항상 출마 가능성을 저울질 당하는 입장이다. 그는 자의든 타의든 그동안 자신의 영향력을 선거를 통해 평가 받아왔으므로 정치적 자산에 있어선 통장 잔고를 보듯 언제나 투명한 상태. 박 부회장은 지난 회무에서의 적지 않은 성과를 바탕으로 특히 지방 치대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두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괜히 서둘러서 일을 그르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다. 물리적으로 이들에겐 아직 기회가 남았다는 의미인데, 그렇더라도 두 사람은 '심사숙고는 하겠지만 발 앞에 떨어진 기회를 그냥 차버리지는 않겠다'는 각오들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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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크든 적든,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다
'7人7色'… 드러나는 예상후보들의 꿈
정태식 기자2013.09.13 13:23:12

이번 ‘대선게임’ 기사를 재미있게 읽어주신 분들이 많지만, ‘왜 벌써부터 선거타령이냐’고 못마땅해 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어느 쪽이든 너무 엄숙해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선거는 일종의 게임이며, 멀찍이 조망할 때 할 얘기가 더 많아지는 법이다. 막상 선거전이 임박해선 할 수 없는 얘기도 지금은 가능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알콩달콩 이야기를 풀어낼 시기가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있겠는가.

더구나 선거는 몇몇 이해 당사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자천 타천의 주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판을 만들어 가는지 유권자들도 알 권리가 있다. 밀실에서 쑥덕쑥덕, 어느 날 갑자기 후보들이 만들어지고, ‘이 가운데서 고르라’고 강요하는 선거를 바람직한 선거라고 말하긴 어렵다.

치과계는 지금 10명 중 1명이 유권자가 되는 새로운 시도를 경험 하고 있다. 선거 이야기는 그러므로 이들 10명 중 1명에게 골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가능하면 넓고 깊은 울림을 담아낼 필요가 있다. 이번 기사도 그런 울림의 한 단계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다.


# 대권을 노릴까, 바이스가 될까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기사에서 예상후보로 거명된 인물은 김세영 협회장을 포함해 모두 일곱 명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놓고 보면 어느 누구도 소위 ‘깜’으로 모자람이 없이 출중하다.

하지만 몇 명이 본선에 오르든 최종 선택은 1명. 나머지는 일찌감치 바이스로 상생의 길을 찾든지, 재야에서 절치부심 차기를 노리든지, 아니면 쓸쓸히 회무의 뒷장으로 사라지는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분들이야말로 지금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신경을 곤두세울 만큼 절박한 시간을 보내는 중일지도 모른다. 이런 측면에서 각자가 처한 현재의 상황을 정리하는 일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 김세영 협회장(경희 82년): 연임에 도전하든지 아니면 2선으로 물러나는 이외 다른 길은 없다. 다행스런 건 어느 쪽이 됐건 그 길을 스스로 결정할만한 환경은 닦아 두었다는 점이다. 최대 강점은 ‘현직 협회장’이고, 약점 역시 현직 협회장. 

▻ 최남섭 부회장(서울 79년): 서치 회장, 선출직 부회장을 거친 만큼 최 부회장 역시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가시밭길을  헤치고 본선에 올라 대권에 도전하든지 아니면 재야에 묻히는 수밖에. 문제는 그가 가려는 행로에 감춰진 변수들이 너무 많다는 점. 강점은 풍부한 회무 경험, 약점은 경선 꼬리표.

▻ 홍순호 부회장(연세 79년): 물리적 연한과 무관하게 홍 부회장은 아직 한 번의 기회를 남겼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그는 대권이 여의치 않으면 바이스로 이번 선거에 참여할 수도 있는 입장. 강점은 부드러운 캐릭터, 약점은 2% 부족한 지명도.   

▻ 안창영 전 치협 부회장(서울 78년): 안 전 부회장 역시 이번이 아니면 다시 기회를 얻기 힘든 상황. 따라서 그는 현재 부정적 환경을 극복하려는 다방면의 노력을 경주중이지만, 지지층을 규합하는 일, 동창회와의 관계를 수습하는 일 등이 만만치만은 않다. 강점은 뚜렷한 회무철학, 약점은 무결점주의.

▻ 김철수 치과미래정책포럼 대표(서울 80년): 사실상의 선거운동에 돌입한 유일한 예비 후보이다. 본선에 오르기 까지 다른 장애가 없는 비교적 홀가분한 상태지만, 최 부회장과 안 전 부회장 간의 경선후유증이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는 상태. 강점은 선거테마 선점, 약점은 반 서울대 정서.

▻ 박영섭 부회장(전남 86년): 지난 집행부 치무이사 시절의 회무 성과가 아직도 회자될 만큼 맡은 일엔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 두루 편한 관계로 쌓아온 인맥은 물론 동문회 내의 신망도 두터운 편이다. 이번 선거에선 대권도 바이스도 모두 노릴 수 있는 입장. 강점은 회무성과, 약점은 집행부 내에서의 입지.       

▻ 이상훈 전 치개협 회장(경희 90년): 선거와 무관하게 치과계의 여러 문제들에 꾸준히 행동으로 부딪혀왔다. 조직을 구성하고 이끄는데 능하며, 나름의 논리로 대중에게 어필하는 주장들을 자주 발표해왔다. 강점은 온라인 지배력, 약점은 보수층의 투쟁혐오증.
 

# 유권자들에게 내밀 교집합은?

위 내용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이유가 없는 극히 주관적인 설명일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모아 놓고 보면 따로 떨어져 있을 때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대단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이제 이합집산이든 합종연횡이든, 일곱 개의 원들이 서로 밀치고 겹쳐 마침내 추출해 낸 결정체로서의 교집합을 유권자들에게 내 놓으면 그 뿐이다.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다. 섞여야 할 시기엔 열심히 부대끼는 것이 또한 스스로를 빛내는 방법일지 모른다. 위 일곱 분들의 건승을 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