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04 11:52
무료틀니 봉사 ‘하나된 영·호남’
 글쓴이 : dentalnews (112.♡.2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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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틀니 봉사 ‘하나된 영·호남’ 

[2004-06-09]



치과의사들이 무료 의치(틀니) 봉사로 13년째 영·호남 화합을 이끌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치) 광주전남지부와 대구경북지부는 지난 5일 광주여대 어등관에서 올해 무료의치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광주 광산구민 15명을 치료했다. 이틀 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대구경북지부 회원 15명 등 양 지역 치과의사와 치과기공사 50여명의 의료진들이 봉사활동을 펼쳤다.


무료틀니 사업은 1992년부터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영삼씨와 김대중씨가 각축을 벌이며 지역주의가 맹위를 떨치던 시기였다. 지역감정 극복을 위해 양 지역 의료인부터 발벗고 나서자는 취지로 출발한 이 활동은 어느덧 10년 세월을 훌쩍 넘겼다.


회원들은 그동안 의료시설이 낙후된 농촌지역이나 양로원 등을 찾아 봉사의 손길을 펼쳐왔다. 1992년 전남 보성을 시작으로 한해는 광주전남지역, 다음해는 대구경북지역에서 번갈아가며 펼쳐온 이 사업은 올해 저소득층이 많은 광주 광산구를 대상지역으로 선정했다.


광주전남지부는 지난 3월부터 저소득층과 독거 노인들을 대상으로 대상자 선정을 위한 검진활동을 펼쳐왔다. ‘광주시농민회’와 ‘열린사회광산시민센터’ 주선으로 이뤄진 몇 차례 검진 끝에 최종 15명을 무료틀니 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


대상자로 선정된 박삼덕 할머니(71)는 “어제 저녁부터 꼬박 세끼를 굶었다”며 이 없는 고통을 호소했다. 할머니도 틀니를 안해본 것은 아니다. 10여년 전 아는 사람 소개로 싼 맛에 전문의가 아닌 사람에게 틀니를 한 것. 틀니가 잘 맞지 않아 오히려 고통만 커졌다. 다시 해보려 해도 돈도 없고 또 ‘살면 얼마나 살겠느냐’며 포기했다고 한다.


척추 장애를 입은 아들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노귀순 할머니(78)는 “마흔도 안된 나이부터 치아가 없다시피 했지만 견디며 살아왔다”며 “형편이 안돼 틀니는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부 무료틀니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김성은 원장은 “치아는 오복중의 하나라고 불릴 만큼 기본적인 생존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식사를 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누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관계된다는 것. 영양결핍, 소화불량도 문제지만 ‘이미 늙었다’는 심리적 상실감까지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틀니가 필요한 사람 가운데 실제 틀니를 낀 비율은 20% 정도라고 한다. 무엇보다 값비싼 비용이 부담이다. 틀니 한쪽을 하는데 순수 재료비만 1백여만원, 사전 진료까지 감안하면 보통 2백만원이 든다.


건치 회원들의 각별한 정성은 한번의 행사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환자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최대한 가까운 병원에 전문의를 배정하고 있다. 사후관리 때문이다.


건치 회원인 김기원씨는 “틀니는 사후관리가 특히 중요하다”며 “한번 맺은 인연인 만큼 몇년 동안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