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04 10:43
의료시장 개방, 대형화로 이겨낸다"
 글쓴이 : dentalnews (112.♡.217.36)
조회 : 1,914  
의료시장 개방, 대형화로 이겨낸다" 

수천억씩 투입 신·증축계획

길병원 치과병동 확충, 백병원 치과병원으로 이름 바꾸고 김영수씨 영입, 대전을지병원 치과확대 등 의료 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 병원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국내 유명 병원들이 몸집 부풀리기 경쟁에 나섰다. 입원 병상 수를 늘리고 진료체계를 현재의 과(科) 중심에서 센터 중심으로 바꿔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수천억원씩이 들어가는 병원 신축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현재 2200병상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연면적 3만4500평(지하 7층, 지상 13층) 600병상 규모의 신관을 2008년까지 완공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강남성모병원도 현재의 병원 건물(830병상) 옆에 연면적 4만8000평(지하 5층, 지상 20층) 1200병상 규모의 신관을 2007년까지 건립하겠다고 최근 공식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이미 연면적 3만2600평(지하 8층, 지상 11층) 680병상 규모의 신관 설립 계획을 수립하고 연내 착공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취임한 서울대병원 성상철 원장은 병원 본관과 치과병원 건물 사이의 지하에 대규모 외래 진료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연면적 5만1500여평(지하 3층, 지상 21층) 1004병상 규모의 병원 신축 공사에 이미 착공해,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실상 국내의 거의 모든 유명 병원이 일제히 몸집 키우기에 돌입한 셈이다. 아산사회복지재단 조성장 사무총장은 “중국 상하이와 싱가포르 등이 동남아 ‘의료 허브’를 자처하며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번 증축은 국내외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불가피한 투자다”고 말했다.

병원들은 증축 경쟁이 단순한 몸집 키우기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환자가 한곳에서 모든 의료서비스를 받는 ‘원-스톱(one-stop) 센터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가 일차적 목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최대 1000병상(한 병상당 30평 기준)까지 가능한 신설 건물에는 600병상만 들이고, 기존 건물에서도 200병상을 오히려 줄일 계획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도 최대 1700병상까지 가능한 신설 건물에 1000병상만 들이고, 기존 병원 건물에서도 300병상을 축소할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확보된 공간에 ‘공간적으로’ 독립된 진료 센터를 만들어 환자들의 편의성과 쾌적성을 최대화한다는 것이다.

연세의료원 이철 기획조정실장은 “지금까지는 이름만 센터였을 뿐 사실상 센터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했다”며 “새 병원이 완공되면 환자의 동선(動線)까지 고려한 최고급 병원과 진료센터를 꾸미겠다”고 말했다.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정기택 교수는 그러나 “공간만 확보했다고 해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 “‘원스톱 진료 센터’를 위한 의료 인력 확충, 진료 프로토콜의 재조정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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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 개통으로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의 서울 이동이 종전보다 한시간 이상 줄어들면서 각 병원들이 수도권 지역에 환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장비현대화와 서비스 강화 등 지역 의료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역 의료계의 서비스 강화는 소규모 병·의원보다는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규모 병원에서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병원마다 제2병원 신축, 신형 의료장비도입, 기존 진료실과 병동 등 현대화, 원내 재배치 등에 주력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병동 리모델링과 함께 외래진료실과 검사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동선(動線)을 줄이는 등 공간을 재배치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게다가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 감마나이프(방사선 수술 의료장비) 등 첨단 의료장비를 도입하고, 의료정보시스템을 보강하는 동시에 병원 인터넷 홈페이지를 재구축하는 등 의료서비스 사이버화를 강화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전수한(全琇漢·59·외과) 원장은 “병원별로 특정 진료과나 센터를 중점 육성해 서울과 차별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올해 칠곡분원 설계비 10억원이 확보돼 내년도부터 추진할 대규모 병상과 최신시설을 갖춘 칠곡분원 신축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계명대 성서캠퍼스내 3만5000평에 2008년 5월 개원을 목표로 이달중 의과대 및 간호대, 100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첨단 의료원 건립사업에 착수한다. 또 주5일제 근무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응급실 당직 전문의 제도를 도입하고 응급센터 규모를 현재보다 2배로 늘리는 한편, 응급센터에 내과·산부인과·소아과 등의 외래진료소를 설치해 진료공백을 메우고 있다.

또 대구·경북 지역 840여 병·의원과 협력관계를 체결해 의료정보 교류, 환자회송 강화를 꾀하고 있다.

손수상(孫壽相·55·외과) 동산병원장은 “환자의 서울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병원들이 환자 중심의 진료 시스템을 만드는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대병원에서는 PET-CT 및 싸이클론 시스템을 가동해 CT, MRI 등과 함께 기존 방사선치료시스템,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접목시켜 암 진단 및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종전 진료과 중심의 진료에서 암센터, 유방센터, 뇌졸중센터, 척추센터 등 특성화된 센터중심의 진료체제 강화 및 진료 후불제 시행 등 각종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이두진(李斗鎭·51·산부인과) 영남대병원장은 “고속철 개통으로 지역 의료 수요자의 서울 유출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엇보다 고객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해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해녕(曺海寧·61) 대구시장과 대구병원회 소속 경북대, 계명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대구파티마, 현대, 세강병원 원장 등은 KTX 개통 이후 지난달 첫 모임을 갖는 등 지역 의료계가 환자의 서울 이동 현황과 대책마련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