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03 12:19
탈북자만 치료하는 의사들
 글쓴이 : dentalnews (112.♡.2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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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만 치료하는 의사들 

"지금의 진료기록들이 통일 이후 북한 동포들의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데 큰 자료가 될 겁니다"

사상 처음으로 탈북자들만을 전담 진료하는 남한 의료진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김원장(29.내과 전문의), 최한석(30.내과 전문의), 김진백(27.치과),김정훈(28.한의사), 구자훈(27.한의사)씨 등 청년의사 5명.


이들은 지난달 31일 공식 문을 연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통일부 산하 탈북자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 내에 설립된 ''하나의원''에서 갓 입국한 탈북자들의 건강을 책임지게 된다.





지난 99년 하나원 개원과 동시에 건강관리실이 설치됐지만 의료진은 간호사 2명에 불과해 탈북자 증가에 따라 체계적 의료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내과, 한방과, 치과 등 3개과 의사 5명과 간호사, 치위생사 4명으로 짜여진 본격적인 전담병원이 생긴 것.


이들 의사 5명은 모두 군복무를 대신해 공중보건의 자격으로 하나의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지난 4월19일 발령받아 향후 3년간 복무하게 된다.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들의 하루 평균 진료자 수는 50∼60명. 많을 때는 100명이 넘는다.


이들 중 선임을 맡고 있는 김원장 전문의는 하나의원 발령 이전부터 하나원과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99년부터 서울 아산병원에서 5년간의 수련의과정 당시 기독교 의료단체인 ''한국누가회''에 소속돼 매달 하나원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해왔던 것.


김 전문의는 4일 "처음에는 하나원 근무를 고민했었다"며 "수련의 시절 봉사활동을 하던 중 북한주민을 안고가야 할 우리 현실에도 불구하고 하나원에서 탈북자들의 건강관리가 체계적이지 않아 지원키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사실 공중보건의의 근무선호지는 출퇴근이 쉬운 거주지역의 병원이나 보건소 등이다. 김 전문의 외 나머지 4명 역시 거주지인 서울, 경기지역에서 근무하길 원했으나 1시간 이상 걸리는 출퇴근시간에도 불구하고 분단현실에서 탈북자들을 진료하는것이 귀중한 경험이 될 것으로 판단, 하나원에 지원한 케이스다.


이들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라 그런지 만나자 말자 ''형, 동생''으로 격의없이 지내고 있다.


구 한의사가 분당 분원에 근무해 자주 모이기는 힘들지만 가끔 밤늦게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며 탈북자 진료경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우정을 다지고 있다.


불과 한 달이지만 탈북자 진료에 대한 나름대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탈북자들은 사선을 넘어왔어요. 스트레스가 엄청 쌓였죠. 대부분 불면증과 두통을 호소하는 데 정신과 전문의가 배치되면 더 나은 진료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탈북자 대부분이 정신 외상에 시달리기 때문에 농담 한마디도 조심해야 돼요.


그냥 던진 말이 상처가 될 수 있거든요"


"탈북자 중에는 여성도 많더라고요. 산부인과도 필요치 않을까요"


이들 청년 전문의는 탈북자들의 정신안정을 위해 기초적인 상담을 병행하고 전담분야가 아닌 부위에 이상이 발견되면 외부 의료시설에 연결하게 하는 데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다른 공중보건의와는 달리 특수신분자를 진료하다 보니 각오 역시 남다르다.


이들은 "탈북자 한 명 한 명에 대한 진료기록들은 통일 이후 북한동포의 건강상태와 치료에 대한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의사로서는 물론 통일 이후를 대비한다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